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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4-01 13:38
막상 나오려니 귀찮으세요?- 자원봉사 망치는 노쇼(no-show)
 글쓴이 : 우혜지
조회 : 2,042  
▲ 사진=안산시의회 홈페이지

지난해 10월 4일 오전 7시 경기 안산시 와스타디움. '2015 안산희망마라톤대회' 개막 2시간전 자원봉사센터 직원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행사 진행을 돕기로 한 자원봉사 지원자 800명 중 200여 명이 연락도 없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이들은 1만명이 넘는 마라톤 참가자와 관중을 안내하고 행사 진행을 돕는 역할을 맡기로 했었다.


센터측이 전화를 돌렸지만, 대부분 전화기를 꺼놨거나 받지 않았다. 결국 봉사자들은 그날 턱없이 부족한 인력 탓에 진땀을 뺐다. 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봉사 인원이 턱없이 모자라 하루종일 밥도 못 먹었다며"며 "행사 때마다 어김없이 지원자들의 10~20%는 나타나지 않아 곤욕을 치르곤 한다"고 했다.


음식점을 예약하곤 통보도 없이 안 나타나는 '노쇼(예약부도)'의 악습은 어려운 이웃들을 돕거나 공익 행사를 지원하는 자원봉사 활동에도 예외가 아니였다.




지난해 11월 서울 관악구의 한 '공부 봉사활동 프로그램' 저소득층 초등학생의 공부를 도와줄 고교생 20명을 뽑는데 100여명이 지원을 했다.


'선의'가 넘쳐나는 듯 했지만 당일 실제 나타난 봉사 학생은 겨우 7명이였다. 결국 이날 공부방을 찾은 초등학생 일부는 그냥 돌아갔고 남은 학생들도 일대일 학습 대신 두세 명씩 짝을 이뤄 수업을 받았다.


비슷한 상황은 2014년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도 있었다. 전라남도와 진도군, 안산시 자원봉사센터 등은 "피해자 가족을 돕겠다"고 전국서 신청한 사람들을 안산시에 집결시켜 셔틀버스 편을 마련했다.


그러나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자원봉사를 신청한 이들 중 상당수가 오지 않았다. 20명 중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아 진도군청 직원들이 봉사활동에 투입된 적도 있었다. 세월호 현장 자원봉사 관계자는 "참사 기간에 봉사활동 노쇼가 일어날 때마다 다른 봉사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고 했다.


서울 지역 자원봉사단체 10곳을 조사해보니 작년 한 해 노쇼 비율은 15%였다. 2~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던 자원봉사자 모집 당시와는 매우 대조적이였다. 최근 봉사기관이나 단체들은 '10% 오버 부킹(초과 예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노쇼'를 감안해 원래 모집 인원보다 10%는 더 뽑는다는 것이다.


평소 '노쇼'를 하찮게 여기다 보니, 급기야 도움을 주겠다는 약속까지 펑크내는 사람들이 주위에 적지 않다. 아마 그들이 외면한 대상은 도움이 절실했던 이들이기에 그 상처는 더 크게 남지 않을까?